글렌모렌지Glenmorangie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키 큰 증류기에서 나오는, 가볍고 꽃 같은 싱글몰트.
글렌모렌지의 비밀은 증류기의 키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키가 큰 축의 증류기를 쓰는데, 목이 길수록 무거운 성분은 위로 못 올라오고 가벼운 향만 걸러져 올라온다. 그래서 이 술은 꽃·시트러스·복숭아처럼 가볍고 화사한 결을 갖는다.
여기서 흔한 착각. 가볍다고 맛이 약한 건 아니다. 글렌모렌지는 오히려 '나무를 다루는 기술'로 유명하다. 빌 럼스든 박사가 이끄는 이 증류소는 어떤 통에 얼마나 재우느냐로 향을 설계하는 데 일가견이 있어, 캐스크 피니시 유행을 사실상 선도했다.
기본은 '오리지널' 10년이다. 부담 없이 화사해서, 진한 셰리 폭탄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잘 맞는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소테른 와인 통(네타도르), 셰리 통(라산타), 포트 통(퀸타 루반)으로 마무리한 라인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글렌모렌지는 맥캘란식 초고가 컬렉터보다, 캐스크 피니시로 다양한 향을 합리적 가격에 보여주는 쪽이다. 프라이드 1974 같은 초고숙성 한정판은 수천 파운드를 호가하지만, 브랜드의 무게중심은 누구나 닿는 코어·피니시 라인에 있다.
시세는 면세·소매 대략값 · 주관 시음 아님
글렌모렌지의 정체성은 가벼움이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키 큰 증류기가 무겁고 기름진 성분을 걸러, 복숭아·감귤의 섬세한 원액을 만든다. 여기에 직접 설계한 버번 통으로 바닐라·꿀을 입히고, 셰리·포트·소테른 통 마무리로 결을 바꾼다. 빌 럼스든 박사가 이 캐스크 실험을 오래 이끌어 왔다.
1843년 윌리엄 매시슨이 하이랜드 테인의 옛 양조장 자리에 증류소를 세웠다. 본래 다른 용도로 쓰던 키 큰 중고 증류기가 우연히 글렌모렌지 특유의 가벼운 스타일을 낳았다. 2004년 프랑스 럭셔리 그룹 LVMH(모엣 헤네시)가 인수해, 아일라의 아드벡과 함께 산하에 뒀다.
한국에서 글렌모렌지는 부드럽고 꽃 같은 입문 싱글몰트로 통한다. 오리지널 10년의 가벼운 과일향이 친숙하고, 라산타·킨타 루반으로 셰리·포트 마무리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진한 셰리나 피트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산뜻한 출발점이 된다.
섬세하고 꽃 같은 향이라, 향을 위로 모으는 글렌케언·코피타가 잘 맞는다. 오리지널·라산타는 40도대라 니트로 충분하고, 향이 닫혀 있으면 물 한 방울로 연다. 향이 가벼운 만큼 큰 얼음은 향을 닫아 아깝다. 시그넷처럼 진한 라인은 잔에 담아 천천히 음미할 값어치가 있다.
출처 · 제조·라인업 — glenmorangie.com · 제품 이미지 — Glenmorangie
